안녕하세요.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세 마녀의 날'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을 텐데요. 왠지 모르게 불길하게 느껴지는 이름 때문에 시장에 큰 혼란이 올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과연 '세 마녀의 날'은 무엇이고, 왜 투자자들이 이 날에 주목을 하는 건지, 오늘은 이 미스터리한 날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고 현명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법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세 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날을 지칭했으나, 최근에는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동시에 찾아오는 날이라는 의미로 '쿼드러플 위칭 데이(Quadruple Witching Day)'라는 용어가 더 자주 사용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용어를 혼용하여 설명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쿼드러플 위칭 데이'를 기준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세 마녀의 날 (쿼드러플 위칭 데이)이란 무엇인가?
'세 마녀의 날'은 실제로 마녀가 나타나는 날이 아닙니다! 금융 시장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특정 금융 파생상품들의 만기일이 동시에 겹치는 날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겹치는 날을 지칭합니다.
주가지수 선물 (Stock Index Futures): 특정 주가지수(예: 코스피200, S&P500 등)의 미래 가치를 사고파는 계약
주가지수 옵션 (Stock Index Options): 특정 주가지수를 특정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
개별 주식 선물 (Single Stock Futures): 특정 개별 주식의 미래 가치를 사고파는 계약
개별 주식 옵션 (Single Stock Options): 특정 개별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
이 날은 특정 기간에만 찾아오는데,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매년 3월, 6월, 9월, 12월의 세 번째 금요일에 해당합니다. 한국 시장의 경우 3, 6, 9, 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이 바로 '세 마녀의 날'입니다.
세 마녀의 날 (쿼드러플 위칭 데이)
'세 마녀의 날'은 왜 중요한가요?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동시에 겹친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이 날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1. 시장 변동성 증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시장 변동성의 급증입니다.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자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파생상품 포지션을 청산(매도/매수)하거나, 다음 만기월로 연장(롤오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대규모 거래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대량의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쏟아지면서 주가 및 지수가 예측 불가능하게 급등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는 이러한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은 파생상품 포지션과 현물(실제 주식) 포지션 간의 차이를 이용한 차익 거래(Arbitrage)를 활발히 진행합니다. 만기일이 되면 이러한 차익 거래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재조정해야 하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량의 현물 주식 매매(프로그램 매매)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특정 종목이나 시장 전체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투자 심리 영향
'마녀의 날'이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심리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혹시 모를 급변동에 대비하여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거나, 반대로 이를 이용한 단기적인 투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심리가 더해져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4. (미국 시장) S&P500 지수 리밸런싱 기준일
미국 시장의 경우, 네 마녀의 날은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이 변경(리밸런싱)되는 기준일이 되기도 합니다. 지수 변경은 해당 종목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개별 기업 주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세 마녀의 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세 마녀의 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무조건 공포에 떨 필요는 없지만, 몇 가지 유의할 점은 있습니다.
과도한 단기 투기 지양: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린 무리한 투기는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유 포지션 점검: 만기일이 다가오는 파생상품 포지션이 있다면 미리 청산하거나 롤오버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뉴스 및 시장 동향 주시: 만기일 당일에는 평소보다 더 면밀하게 시장의 뉴스와 실시간 동향을 주시해야 합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크게 동요할 필요 없음: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과매도/과매수 구간에서 좋은 기회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세 마녀의 날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지만, 그 자체가 반드시 하락장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정보에 기반한 현명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세 마녀의 날'은 주식 시장의 특정 현상을 흥미롭게 표현한 용어일 뿐, 미신이나 불길한 징조가 아닙니다. 파생상품 만기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시장의 기술적인 특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이고 오히려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